Employee stories |
쿠팡의 E-commerce Legal 팀을 만나다
E-commerce Legal 팀은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닌, 쿠팡 비즈니스 팀의 실질적인 파트너입니다. 팀의 목표는 비즈니스 팀보다도 이커머스를 더 깊게 이해하고, 비즈니스와 법률 영역을 잇는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E-commerce Legal 팀의 Rachel님, Jenn님과 Jenna님을 만나서 팀에 대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쿠팡의 통번역 조직은 통역과 번역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세분화된 조직 구성을 바탕으로 각각의 직무에 특화된 온보딩 체계를 통해 통역, 번역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같은 통번역전공을 하더라도 업무 성향,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 등 개인별로 체감하는 통역과 번역의 매력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2017년에 입사하여 약 7년차가 된 GOI (Global Operations Interpreters & Translators)팀의 시니어 번역사 Jenny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Jenny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2017년에 쿠팡에 합류하여 GOI(Global Operations Interpreters & Translators)팀에서 약 7년간 근무하고 있는 시니어 번역사 Jenny입니다. 저희 팀은 물류센터와 운송 시스템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는 Global Operations Tech 팀과 공급망 관리의 자동화 및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SCM Systems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번역팀이 따로 있지 않았어요. 모든 통역사와 번역사가 하나의 통번역팀에 속해 근무하는 구조였는데 2020년부터 번역팀이 편성돼 보다 체계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대학원 졸업 직후 바로 쿠팡에 지원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졸업 직후 운 좋게 쿠팡에서 단기간 프리랜서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한달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런 회사에서 근무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각 도메인별로 통번역팀이 존재하고 선후배 통번역사 분들과 의견과 고충을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프리랜서 일이 끝난 후 감사하게도 회사측에서 정규직 제안을 주셨고, 당연히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시험을 보겠다고 했어요. 그 당시에도 쿠팡은 통번역 커리어를 꿈꾸는 졸업생들이 1순위로 지망하는 회사였거든요. 그렇게 시험을 보고 쿠팡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통번역을 전공하셨는데 번역사로 커리어를 쌓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이 부분을 많이들 궁금해하시는데, 이유는 간단해요. 제가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일을 선택했어요. 좋아해야 오래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잖아요. 번역한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을 때 성취감을 느끼기도하고, 작성자의 의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적합한 도착어로 번역을 풀어내는 과정 또한 즐겁게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이전에 통역의 기회도 종종 있었는데, 통역을 잘했을 때보다 번역 결과물이 완성도가 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 제 모습을 보고 “내가 더 잘하고 싶은 일을 해서, 그 분야에서 더 많은 성취를 이뤄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번역사로 커리어를 도모하게 되었어요.
Jenny님께서 느끼셨던 통역 업무와 번역 업무의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으셨을까요?
통역은 현장감이 있는 반면 번역은 상대적으로 현장감이 덜하기에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통역할 때는 상황과 분위기, 그리고 문맥을 기반으로 간단히 전달 가능한 부분들이 있는 반면 번역은 보다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히 한국에서는 행동의 객체와 주체, 특히 1인칭 주체가 곧잘 생략되기에 번역사가 직접 개입하여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생략된 문장이나 단어를 추가하는 경우들도 많은 것 같아요. 따라서 유저분들의 이해관계, 새롭게 추진되는 프로젝트와 진행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도메인 지식을 쌓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번역에는 필수적인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리서치입니다. 화자가 발화하는 즉시 진행되는 통역과 달리 번역은 결과물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조금은 더 있어요. 요리로 비유를 하자면 중간중간 계속 맛을 보며 간을 하고 불을 조절할 수 있는거죠. 이때 요리의 맛을 확 끌어올려 줄 수 있는 게 바로 리서치에요. 더 많은 배경 지식을 확보해 적절한 도착어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번역의 품질을 높이는 과정이죠. 외부에서 리서치를 진행하거나, 내부에 각 도메인별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 및 가이드가 정리되어있는 페이지를 통해 이 과정을 꼭 거치는 것 같아요. 통역에는 순발력이 필요하다면 번역에는 앞선 과정을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꾸준함과 지구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통역사분들은 일정 조율 시 CouIST 라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번역사분들의 업무 프로세스도 궁금해요.
번역사들은 통일된 업무 협업 툴을 활용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To-Do List"의 공용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메일을 통해 인입되는 번역 요청을 업무 보드에 올려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시작 전, 진행 중, 그리고 완료된 작업을 팀 대시보드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어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가시성을 제공해주기에 편한 것 같아요.
다만 외부 툴인만큼 쿠팡 번역팀의 요구 사항에 맞게 완벽하게 맞춤화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고, CouIST와 같이 번역팀의 니즈가 정확히 반영된 툴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인하우스 툴 개발을 현재 추진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현재 허들이 되는 중간 프로세스를 제거해 업무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AI툴이 점점 더 많아지는 반면 쿠팡에서는 계속 번역사분들을 채용하고 있는데요. Jenny님께서는 기계 번역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실까요?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늘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계속 번역사를 채용하는 이유는 AI와 인간의 섬세한 차이와 그 차이에서 오는 가치를 회사가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업무하면서 겪었던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배송 프로세스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아파트 "동 호수 정보"를 번역기는 "East Lake information"으로 번역해요. 바코드 스캐너의 "read rate"을 인식률이 아닌 "가독성 비율"로 번역하기도하고요. 이렇듯 머신 번역기는 아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또한 번역은 단순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그대로 옮겨 놓는 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은 원문이라도 누가 번역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 같아요. 때에 따라 의역도 필요하고, 도착어가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문맥과 상황에 맞게 번역되었는지 퇴고하는 과정도 필요해요. 언어에는 미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를 누락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스킬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원문에 실린 무게를 적절하 게 옮기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특히 인하우스 번역사라면 축적된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다루는 텍스트들을 가장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책임감을 느껴요. 본인의 번역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집요하게 노력하는 실력 갖춘 번역사는 기계로 대체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번역사로 입사 후, 이제는 시니어번역사로서 업무를 진행하고 계신데 회고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맞아요. 주니어때는 주어진 번역을 잘 해내기에 급급했었고 다른 시니어 번역사분들이 진행하는 팀 운영 업무나 프로젝트는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어요. 다만 주니어 시절에도 “Company-wide Perspective”를 바탕으로 팀에 관심을 많이 가지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결국 제가 시니어가 되었을 때 하게 될 업무라고 생각하면서요. 아무래도 그때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기라서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두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시니어가 된 후로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즐기면서 하는 역량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과정이 힘들어도 결국에는 해내면서 성장한다”,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마인드로 일하고 있어요.
오늘 알찬 인터뷰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제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처음 입사했을 때와 주니어 시절을 거치며 했던 고민들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 시니어 번역사로서 가야 할 길을 정립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회사만 성장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저 또한 많이 성장했다는 것도 느꼈어요. 번역사 커리어를 선택해 7년동안 이 길을 걸어온 제가 나름 기특하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이 길을 잘 걸어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